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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 Psychology

핑크색이 공격성을 낮춘다? – 교도소 벽을 분홍색으로 칠한 이유

by 그러면되 2025.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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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색이 감정과 행동에 미치는 놀라운 힘

우리는 색이 감정을 좌우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하지만 단순히 ‘기분 전환’에 그치지 않고, 색이 인간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실제로 색채 심리학에서는 특정 색상이 인간의 생리 반응과 감정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이 가운데 특히 흥미로운 연구 사례가 바로 ‘핑크색’과 관련된 것이다. 밝고 부드러운 분홍색이 사람의 공격성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는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이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실제 교도소나 병원 등에서 시도되어 실질적인 효과를 보인 사례로 이어졌다.

2. ‘베이커 밀러 핑크’의 탄생과 실험

1979년 미국 해군 장교였던 알렉산더 샤우스(Alexander Schauss)는 밝은 분홍색이 사람의 심리와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그는 특정한 분홍빛—이후 ‘베이커 밀러 핑크(Baker-Miller Pink)’로 불리게 된 색상—이 심박수를 낮추고, 공격적인 충동을 억제한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 실험은 미국 워싱턴주에 위치한 한 교도소에서 실제로 시행되었는데, 남성 수감자들이 수감된 방의 벽을 베이커 밀러 핑크로 칠한 뒤, 그들의 폭력성과 불안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후 이 색은 교정 시설은 물론, 일부 정신과 병동이나 학교에서도 심리 안정 색상으로 도입되기 시작했다.

3. 핑크색의 심리적 효과는 어디까지 유효할까?

핑크색이 인간의 공격성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는 흥미롭지만, 그 효과는 영구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일부 실험에서는 처음엔 진정 효과가 나타났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다시 공격성이 높아지거나, 오히려 색상에 대한 불쾌감이 생겼다는 결과도 있었다. 이는 색이 환경과 상황,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핑크색이 주는 일시적인 심리 안정 효과는 분명 존재하며, 과도한 스트레스나 긴장이 필요한 공간에서는 여전히 유용한 선택이 될 수 있다.

4. 일상 속 핑크의 활용과 균형 잡힌 시각

핑크색은 이제 단순히 ‘여성스러운 색’이라는 고정관념을 벗어나, 심리적 안정과 부드러운 에너지를 상징하는 색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파스텔톤의 분홍은 공간에 온화한 분위기를 더해주고, 긴장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아이들의 학습 공간, 심리 치료실, 휴게 공간 등에 핑크색을 포인트 컬러로 활용하면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지나친 사용은 오히려 반감이나 시각적 피로를 줄 수 있으므로, 다른 차분한 색상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좋다. 결국 색의 힘은 ‘균형’에 있다. 핑크색은 우리의 감정을 어루만지는 색이지만, 현명하게 사용할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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